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건, 내 삶이 생동감있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데요. 

오늘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도국과 그들의 삶에 대해 꿈꾸고, “찐’심으로 애착중인, GIF의 ‘이승희 매니저’님을 소개합니다!

---

 

Q. 본인 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 GIF CSG 협동조합부문(Coop) 이승희 매니저입니다. CSG는 26개국에서 지역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소득증대를 위해 다양한 주민 중심의 비즈니스 및 소액금융사업 기획 및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 팀에서 3년간 근무하고 있고요, 구체적으로는 PM(프로젝트 매니저)로써 지역주민 중심의 조합 비즈니스 모델 기획 및 조합사업 컨설팅, 스케일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Q. 글로벌 임팩트에 오기 전 다양한 경험을 해오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일들을 거처, 이곳에 안착(혹은 불시착🪐)하게 되셨나요?

저는 아프리카에 대한 막연한 관심과 애정을 계기로 아프리카학과 문화인류학을 공부했어요. 이런 저런 이유를 만들어(?) 아프리카에서 몇 년간 살게 되면서 국제 NGO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이를 계기로 다양한 문화와 그들의 삶이 궁금해져 문화인류학도 뒤늦게 배우게 됐죠.

인류학을 배우다 보니 더욱 타인의 삶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기면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개발도상국, 이곳의 사람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이후에는 개발도상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수입하고 유통하는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며 현지의 영세농조합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무역 업무와 국내에서 이들의 농산물을 상품화하고 유기농 인증을 관리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영세농조합의 삶이 실제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현지에 밀착된 비즈니스를 구현해보고 싶은 생각이 커지게 되었어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구현하고, 취약한 개발도상국의 현지 주민들이 더 나은 소득,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이곳에 몸담게 되었어요 😄

CSG 이승희 매니저 (사진 본인 제공)

Q. 일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시고, 하고 싶은 것을 쫓아오신 매니저님의 현재 담당 프로젝트가 궁금해지네요!

제가 담당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네시아, 케냐, 필리핀 3개 국가인데요. 그 중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인도네시아의 Waste bank조합, 식료품 도소매유통 생활협동조합과 케냐 커피생산자 협동조합 역량 강화 사업이에요. 특히 인도네시아 RBS 지역의 Waste bank조합사업은 주민들이 수거해온 재활용 쓰레기를 판매해 수익을 내고, 이를 조합원에게 현금으로 배당해주는 폐기물사업이에요. 2021년 8월 신규 기획을 시작해 2년 만에 약 120여명의 조합으로 성장하고, 작년 말에는 정식 조합 법인도 설립해 가장 주력하는 사업 중에 하나에요.

 

Q. 얼마전, 인도네시아로 출장도 다녀오셨는데, 인도네시아에서 폐기물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있을까요?

인도네시아는 1만 7천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로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해양 쓰레기가 많은 국가에요. 도심과 해안지역의 쓰레기는 저소득층들의 삶의 터전은 물론 건강을 위협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오랫동안 대두되어 왔어요. 우리나라는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고, 플라스틱 일회용품에 대한 문제 인식이 높은 편이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 쓰레기 분리 배출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도 부족해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를 한데 모아 무분별하게 매립하는 실정이에요. 이에 심각한 인도네시아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면서, 취약계층 주민들이 누구나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사회문제 해결과 취약계층 주민들의 소득,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이 사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Waste bank 조합사업은 비즈니스 측면으로는 크게 두가지를 목표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마땅한 소득이나 기술이 없던 저소득층 지역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성숙한 사업체로 Waste bank를 발전시키는 것이 첫 번째이구요. 두 번째는 재활용쓰레기의 단순 수거 판매에서 나아가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B2B/B2G로 파트너십을 확장해나가 Waste bank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되도록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목표를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사회 다양한 주체들의 협조와 주민들의 인식개선이 반드시 함께 수반되어야 하는데요, 이 사업을 통해 조합의 경제적 성장과 인식 성장이라는 지역사회의 긍정적인 임팩트가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Q. 그렇다면, Waste bank 사업에 있어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는 무엇일까요?

Waste bank사업은 기본적으로 많은 양의 재활용품을 축적하고 가격의 등락에 따라 적절한 때에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재활용품 가공을 위한 공간 확보가 매우 중요한 쟁점인데요, 대부분 저소득층의 주민들이 밀집되어 사는 비좁은 골목에 조합이 위치하다 보니, 수거차량 진입이 용이하고 여유로운 공간의 창고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적정한 공간의 창고는 임대료가 비싸고,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수거차량 확보도 시급한데 조합의 순이익으로 충당하기에는 아직 사업 운영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에요. 또 한가지는 재활용 쓰레기를 공급해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는 것인데요. 조합이 지역에 있는 가게나 호텔과 연계해서 재활용쓰레기 수거를 차츰 확대하고 있으나, 조합원들의 소득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재활용쓰레기를 조합에 무상으로 제공해줄 수 있는 파트너업체와의 협력도 필요한 과제이죠. 이를 위해 저희 GIF 에서는 조합의 관리와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이런 하드웨어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기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답니다.

 

Q. 사업 모델 구상부터, 재원마련까지 고민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PM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며 얻은 인사이트나 비전이 있으신가요?

사업을 실행하면서 환경 문제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국내외의 다양한 폐기물 비즈니스 모델을 보고,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케이스들을 학습하면서 어떻게 하면 현실가능한 방식으로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와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향후에는 조합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여 업사이클링 제품 개발 등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으로 키워보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매번 어려운 점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수정과 보완을 거처 현지와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정말 형편이 어려웠던 마을 사람들의 소득이 나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반갑고 뿌듯해요.

Q. 상반기에만 여러번의 출장을 다녀오신 걸로 아는데, 매니저님만의 출장 꿀팁이 궁금해요.

올해는 특히 코로나 이슈가 많이 해소되어 출장이 많이 잡혀 있는데요. 우선 출장 중에는 집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며 세속적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곤 합니다. 근심걱정 사라지는 가장 빠른 방법이더라구요! 그리고 출장을 가게 되면 가는 곳도 만나는 사람도 많다 보니 체력이 금방 떨어지거든요. 때문에 출장 전에는 야근 등 과한 업무를 최대한 줄이고, 출장 중에는 정신이 번쩍 들 수 있는 비타민💊도 한아름 챙겨간답니다.

 

Q.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떠오르는 말이 하나뿐인데, “모든 일은 다 상대적이고, 결국 경험해봐야 안다.”

뜬금없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제 스스로에게도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해요. 이 분야에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주저 마시고 도전해보시길!🔥

 글 / Impact Fund Group     사진 / CSG-Coop 이승희 매니저 제공